(제2화)미역으로 만든 에탄올 맛보다
- 해양특종을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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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14-12-26
(제2화)해양 특종을 잡아라!미역으로 만든 에탄올 맛보다
(TV에서 기자가)전국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면서 교통이 마비돼...
이해양: (화를 내며)아놔~. 이런 날 어떻게 취재를 가냐고. 얼어 죽겠네~.
편집장: 이기자, 오늘 바이오에너지 취재는 어떻게 됐지?
이해양: (뛰어가며)네~. 지금 가요!
이해양: (폭설에 쌓인 눈을 밟으며)영하 13도에 차도 없이 안산까지 언제 가.
이해양: (눈이 묻은 부츠를 들면서)으앙~. 이게 얼마짜리 부츠인데.
황특종: 해양 씨~. 잠깐만요~.
이해양: (마음 속으로)헉!이 소리는?
(황특종이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황특종: 해양 씨, 이왕 같이 만화를 만들게 됐으니 앞으로는 취재도 함께 가요.
이해양: (새침하게)그러시던지요. (마음속으로)혹이 하나 늘었네.
(지하철 안)
황특종: 그래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기름 아낄 수 있어서 좋네.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이해양: 옥수수나 사탕수수에서 뽑아내는 바이오에너지 모르세요?휘발유에 섞어 쓰던 탄소 배출량도 준다고요.
황특종: 아, 그런가?
이해양: (비장하게)오늘 제가 바이오에너지 특종을 잡아낼 거니까 두고 보세요.
(안산 연구소) 이해양, 황특종: 계세요~?
황특종: 잠깐 나가셨나 본데?나도 화장실 좀 다녀올게.
이해양: (실험 비커를 보며)?
이해양: (실험 비커를 하나 집어든다)?
이해양: (비커 뚜껑을 열고 냄새를 맡으며)음...
이해양: (비커에 든 액체를 마신다.)
이해양: (비커에 든 액체를 마시며)헉!너무 맛있어! 입 안 가득 꽃밭이 펼쳐진 것처럼 향기롭고, 혀끝을 비단으로 감싼 것처럼 부드러워!도대체 이 액체의 정체가 뭐지?
이해양: (다른 비커들에 있는 액체들도 마신다.)
박사님: 오래 기다리셨죠?세미나가 좀 늦어져서.
박사님: 오신다고 해서 얼마 전에 만든 바이오에탄올을 꺼내놨습니다.
이해양: (당황스러워하며)에탄올...이라고요?딸꾹!박사님, 이거 먹으면 죽나요?딸꾹!
박사님: (웃으며)하하하!죽다니요. 소주와 성분이 비슷하니까 마시면 취하겠죠.
박사님: 좀 전에 내려놓으신 건 미역으로 만든 거예요.
이해양: (마음속으로)봤구나...
이해양: (미역 에탄올이라고 적힌 수첩을 보며)에탄올을 미역으로도 만드나요?
박사님: 그럼요. 옥수수나 사탕수수는 사람이 먹기에도 부족하잖아요. 그런데 바닷속에는 미역이나 모자반, 파래 같이 사람이 잘 먹지 않고 에너지 효율도 높은 좋은 재료들이 가득해요.
이해양: 바이오에탄올은 생물체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을 효모로 발효시켜서 얻는 거잖아요. 해조류에도 탄수화물이 들어 있어요?
박사님: 그럼요. 절반 이상이 탄수화물이에요.
이해양: (마음 속으로)헐~!괜히 다이어트 한답시고 미역만 먹었나?
박사님: 해조류는 발효가 잘되게 하려면 부드럽게 만드는 전처리를 해야 하는데, 예전에는 화학약품을 썼지만 지금은 압력을 이용한 새로운 방식을 개발했죠.
이해양: 그럼 바이오에탄올과 부산물에 독성이 남지 않겠어요.
박사님: 맞습니다. 독성이 20분의 1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이해양: (마음 속으로) 휴~. 살았다.
이해양: 그런데 아까 보니까 알코올 도수가 꽤 높은 것 같던데
박사님: 하하!꼭 마셔본 사람처럼 얘기하시네요.
박사님: 맞아요. 그게 다 알코올에 내성을 가진 효모 덕분이죠. 도수가 높아져도 효모가 죽지 않고 계속 알코올을 생산해요.
이해양: 오호!
황특종: 그런데 여기엔 왜 욕조가 있죠?
이해양: 선배도 참. 왜 욕조가 여기 와 있겠어요. 어항이겠지.
이해양: 박사님, 그런데 왜 물고기가 한 마리도 없어요?
박사님: 물고기 대신 미세조류를 배양하는 중이에요. (마음 속으로)욕조..어항..
이해양: 오우~. 요즘은 미세조류도 애완용으로 키우나 보죠?애들은 잘 커요?
박사님: 이건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실험용 미세조류예요. 잘 자라긴 하죠. 몇 시간마다 양이 두 배로 늘어나니까.
황특종, 이해양: (놀라며)바이오디젤이라면 자동차 연료로도 쓸 수 있다는 기름?
박사님: 맞아요. 미세조류는 현재 가장 이상적인 바이오에너지 이상적인 바이오에너지 원료물질이에요. 성장 속도가 빨라서 1년 생산량이 육지에서 자란 곡물의 100배가 넘죠.
박사님: 게다가 미세조류는 광합성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육상식물보다 50배나 더 흡수해요. 미세조류에서 직접 가름을 추출하니까 생산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죠.
이해양: 에너지도 얻고 이산화탄소도 줄이고!저 또 특종 잡은 건가요~!
(연구소에서 나와서 눈 길을 걸으며) 이해양: 오늘은 특종도 건졌으니 제가 한턱 쏠게요!
이해양: 으~, 춥다. 아까 그 바이오에탄올 되게 맛있던데. 어디서 안 파나?
황특종: 추워요?추우면 제 옷 걸쳐요.
(둘이 눈이 마주친다)
이해양: (쑥스러워하며)됐어요.
황특종: 아까 취재할 때부터 볼이 계속 빨개요. 어디 아픈 건 아니죠?
이해양: (민망해하며)빨리 밥이나 먹으러 가요!
황특종: (하늘로 손을 뻗으며)이렇게 걷는 것도 나쁘지 않네. 곧 해양조류로 만든 바이오에너지가 나올 테니까 그때까지만 좀 걷지 뭐.
2010년 1월 11일 한국해양연구원
이해양 기자의 좌충우돌 취재노트
쌓인 눈이 녹을 틈도 없이 연일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1월 11일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한국해양연구원(이하 해양연)을 찾아간 날도 기온이 영하 8°C까지 떨어지는 지독하게 추운 날씨였다. 입이 얼어 "어디서 왔냐” 는 경비원의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도 없을 정도였으니까. 평소에 기름 값 걱정, 이산화탄소 배출 걱정 때문에 대중교통을 더 좋아하지만, 그날만큼은 따뜻한 온풍기 바람이 나오는 자가용이 간절하게 그리웠다. 언제쯤이면 마음껏 자가용을 몰 수 있을까. 신기하게도 해답은 그날 해양연 바이오에너지 연구팀 강도형 박사에게서 얻을 수 있었다.
해양조류로 바이요에너지 만들다
“전 세계가 바이오에너지 개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옥수수나 콩은 사람이 먹기에도 부족하잖아요. 바다에서 나는 해양조류는 사람이 먹지 않고, 에너지로 바꾸면 효율도 훨씬 높아요." 강도형 박사는 왜 하필 해양조류로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답을 내놨다. 해양조류는 미역이나 김처럼 눈에 보이는 해조류와, 규조류나 클로렐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조류를 일컫는다. 바이오에탄올은 생물체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을 효모로 발효시켜 얻는
[구멍갈파래로 에탄올을 생성하는 과정, 구멍갈파래를 분쇄해(1) 걸러내고(2), 걸러낸 용액을 효모로 발효시켜(3) 에탄올을 생산한다(4), 남은 잔액(5)은 재사용한다.]
[녹조현상이 발생해 제주도 해안을 뒤덮은 해조류 사진]
다. 해양조류, 특히 바이오에탄올의 원료인 해조류는 탄수화물의 질량이 전체 질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탄수화물 비중이 높고, 성장속도가 빨라서 생산량이 육상작물의 3배나 된다. 바이오에너지연구팀은 지리정보 시스템(GIS)을 이용해 해조류가 잘 번식하는 최적의 장소를 찾고,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새로운 해조류를 찾아내는 데 힘쓰고 있다. "해조류를 발효가 잘되게 하려면 세포벽의 셀룰로오스를 부드럽게 만들어야 합니다. 예전에는 산성을 띠는 화학약품을 많이 썼죠. 지금은 '고압액 화기술(HPLT)'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이용해요." 에탄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발효 효율도 높여야 한다. 연구팀은 발효를 잘되게 하기 위해 고압액화기술이라는 새로 운 처리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방식은 에탄올을 생산한 뒤 독성을 따로 제거해야 했다. 또 그 과정에서 해조류에 남아 있는 영양분도 함께 사라져 생산 후 남는 부산물을 이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압력을 이용한 새로운 방식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이 20분의 1 수준이면서, 셀룰로오스 표면을 균질하게 만드는 효과가 더 뛰어나다. 이 기술은 현재 특허로 등록됐다. 연구팀은 또 일반 효모를 개량해 알코올에 내성을 가진 효모를 개발해 냈다. 일반 효모는 에탄올의 양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생장이 억
[미세조류에서 추출한 바이오디젤 사진]
제돼 더 이상 에탄올을 생성하지 못한다. 그러나 연구팀이 만든 효모는 알 코올 도수가 높은 용액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남아 1L로 최대 160g의 에탄 올을 생산했다. 이 결과는 지금까지 보고된 세계 최고 기록보다도 높다.
에너지↑, 탄소↓ 일석이조 효과
해양조류라고 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조류도 빼놓을 수 없다. 바이오에너지연구팀은 미세조류 속에 들어 있는 지방성분을 추출해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있다. 2011년에는 기업과 연계해 생산한 바이오디젤을 상용화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세조류는 현재까지 연구된 것 중 가장 이상적인 원료입니다. 겨우 3.5~8시간 만에 양이 두 배로 늘어날 만큼 성장속도가 빠르고, 좋은 배양액에 넣고 키우면 연중 내내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육상작물의 100배가 넘습니다. 옥수수보다 미세조류를 키우는 편이 훨씬 효율적인 셈이죠.” 게다가 미세조류는 사람이 먹지 않고, 폐수에서도 잘 자란다. 미세조류 중에는 몸 전체의 70%가 지방으로 구성된 것도 있어서 원료 자체가 에너지로 변환될 수 있는 효율이 높다. 무엇보다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100t의 미세조류가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양은 183t으로, 육상식 물의 그것보다 50배나 높다. 미세조류가 새로운 ‘청정개발 체제(CDM)' 사업에 쓰일 수 있는 이유다. 강 박사는 “지난 2006년에는 제주도에 녹조현상이 발생해 760t의 해조류가 해안을 덮었는데, 그것을 거두면 4만L의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다”며 “지구온난화나 영양염류의 과잉으로 발생한 자연 현상도 바이오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에니지연구팀의 미세조류 배양 시스템, 작은 플라스크에서부터 2급 수조까지 배지의 크기를 달리하며 실험하고 있다.]
바이오에너지란? 육상작물, 해양조류 등의 생물자원을 원료로 생산하는 에너지, 적은 자본으로 지구 어디서나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개발할 수 있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차세대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생물 내 탄수화물을 발효시켜 얻는 바이오에탄올과 생물에서 지방을 추출해 만드는 바이오디젤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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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수정일 :
- 2024-01-31